Ten Minutes Older (Herz Frank 1978)



















Weegee 













Shirin (abbas kiarostami 2008)




Posted by Alan-Shore :






국제우주정거장 ISS 의 일상적 풍경을 담은 25분 가량의 다큐 영상이다. 이 기록이 흥미로운 것은 우주공간에 항시 따라붙던 비장미 몽환적인 느낌이 완전히 배제된 분위기 덕이다. 이토록 평범한 집들이 투어식 접근법을 우주정거장이라는 낯선 장소에 대입하니 묘한 조화가 이뤄졌다. 무엇보다 저음 나레이션을 사용해 기어코 하나라도 더 가르쳐보겠다는 식의 느끼한 태도가 없어서 마음에 든다. 얼마전 김홍준 교수가 라디오 방송을 통해 마이클 무어의 데뷔작 '로저와 나'에 대해 소개한 적이 있다. 그 방송을 들으면서 새삼 다큐 장르에 대한 호기심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정성일은 일반 개개인의 홈무비에 편집의 개념이 일상화되는 순간 영화에 큰 변화가 올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었다. 저 낯선 공간에서 날아온 이 다큐영상을 보다보니 문득 미래에 생겨날 수많은 사적 영화들은 다큐의 영역과 아주 친밀한 존재가 될 듯한 느낌이 든다. 





Posted by Alan-Shore :






정성일_그저 외형적으로만 보자면 <화장>이라는 작품은 아내가 죽은 후 화장을 하기까지 삼일장을 치르는 이야기입니다. 그건 소설도 그렇고 영화도 그렇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죽은 아내의 장례식이 사흘간 진행되고, 여기에 추은주가 방문합니다. 그 사흘간의 이야기 중 한 갈래는 뇌종양 판정을 받은 아내가 수술을 받은 다음 죽어가는 이야기가 진행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주인공이 추은주를 처음 만난 날부터 그녀가 떠나가기까지의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이런 구성만으로 이야기한다면 전통 장례식을 배경으로 한 <축제>가 있습니다. 여기서도 안성기씨가 주인공이었는데, 하지만 이 영화는 이상할 정도로 명랑하게 진행됩니다. 그리고 중간에 동화가 끼어들고 있습니다. <화장>은 현대의 장례식을 다루면서 무겁고 어둡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단지 이야기가 아니라 서로 다른 두 장례식에 관한 감정이랄까, 둘 사이의 차이가 궁금합니다.


임권택_둘 사이엔 큰 차이가 있는 거예요,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서. 여기서는 내가 바라보는 죽음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어요. 중년의 나이랄까, 그러니까 <축제>를 찍을 때는 그 영화를 찍었던 감독인 나를 바라보게 되는 거예요. 그때 나는 어떻게 죽음을 바라보고 있는가. 지금 그때를 바라보면, 그 나이에는 죽음을 치장하고 있었구나, 그렇게 보이는 거예요. 그런데 지금은, <화장>을 찍고 있는 지금은 그런 치장이 다 빠져나가고 없어요. 지금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아무것도 생각하는 것이 없어요. 이젠 다 빠져나가고 없어요. 죽음에 대해서. 여기서는 그런 시선으로 장례식을 바라보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이 둘은 죽음 앞에서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는 거예요. 죽음을 보는 <축제> 때의 감독의 정신적 죽음관이 거기에 있었다면 지금은 내 나이 여든살이 되면서 바라보는 죽음관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여기에 이렇게 심어놓을 수밖에 없는 거예요.

씨네 21 '<화장>에 대해 정성일이 묻고 임권택이 답하다 中'


임권택 - 축제, 1996 (한국영상자료원 영상)



떠나보내는 동시 남겨지게 되는 순간, 장례와 닿아있는 이야기들은 나의 주된 관심사다. <화장>은 20여년 전 만들어진 <축제>의 죽음과 사뭇 다른 풍경을 하고 있었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들 중 가장 인상깊었던 두 편의 이야기는 비슷한 상황 속에서 서로 다른 인상을 남기고 있다. 같은 감독과 배우가 만나 펼쳐낸 이야기가 세월의 흐름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변해가는지 바라보는 일은 흥미롭다. 감독은 현재의 자신을 돌아보고 배우는 지금의 자신을 기다려온다. 접점에 선 두 예술가의 시선과 표정을 떠올려보니 또 한번 시간이 흐르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비슷한 시간적 무대를 갖추고 있지만 이들은 너무나 다른 영화다. <축제>의 마지막은 종종 일상의 사건 속에서 펼쳐지곤 한다. 가장 좋아하는 엔딩씬 중 하나이기에 그때마다 난 기분이 좋았다. 비단 그것은 죽음의 순간만은 아니었다. 당연한 불행이 서로의 대화 속에서 아슴푸레 회복되는 느낌이 좋았다. 사실 이 영화에서 사용된 죽음의 이미지는 '호상'으로 얼버무려지는 막연한 개념 정도이기에 '이상' 내지 '환상'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절차로서의 헤어짐을 이야기할 때 떠난 이와 남은 자의 마지막 시간을 꾸미는, 가장 밝고도 허망한 <축제>의 풍경은 감정과의 거리감이 유지된 의식(儀式)으로서의 죽음. 타인의 불운 대한 지나친 감정 몰입이 무감각한 결례로 받아들여지는 것을 두려워 하는 나는 비극의 작은 희망이라도 비추질 기미가 보이면 타인을 향해 <축제>의 미소를 짓는 듯하다. 이건 감정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하기에 난 의식적으로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과 작품 전반에 깔린 정서를 사회성의 태도로 자주 참고하고 있는 것 같다. 반면 <화장>의 경우 모든 것들로 부터 유리된 상태에서 비극의 동반석에 올라타야 하는 순간, 타인의 고통과 나의 불완전함이 한 몸이 되어 모든걸 앗아갈 그 때에 불현듯 떠오를 감정의 저장소같은 느낌이다. 이 역시 <축제>와 마찬가지로 내 생명의 끝은 아니다. 타인은 내가 아니다. 다만 이 영화가 품고있는 죄책감과 무기력함의 정서는, 최소한 진심으로 슬퍼질 나의 감정 영역 내에서 작동하게 될 어떤 미래와 너무나 닮아 있다. 얼마전 사소한 일이 있었다. 심지어 우연에 가까운 현장이었다. 난 당시의 감정에 어떤 이름을 붙여야 할지 몰라 내내 멍했었다. <화장>에 대한 몸의 반응이 그나마 이와 비슷했다. 역시 이 영화도 불행과 비극이 삶에 침투하는 순간 떠오를 것이다. 물론 내 주변의 모든 사건과 사람들을 바라볼 때 <축제>도 <화장>도 떠오르질 않길 바란다. 다만 피할 수 없는 경우라면 전자이길.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연출작이 좋은 영화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쉽게 잊혀질 만큼 엉성한 목적과 안일한 태도로 만들어진 작품은 아니기에 최소한의 예의는 갖추고 싶다. 주체적 창작의 지대가 희박해진 이 곳에서 여든의 감독과 예순의 배우가 자신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설득력있게 들려줬다. 간만에 반가운 경험이다. 



 



로저 에버트 사후 개최된 Eberfest에서 틸다 스윈튼은 먼저 떠나간 로저를 위해 1000여명의 관객들과 함께 배리 화이트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었다. <축제>와 함께 한묶음으로 기록된 사적인 기억이다. 아래의 영상은 2009년 Pedro Pires가 연출한 단편 <Danse macabre> 이다. 이 영상이 <화장>과 묶일지는 미지수지만 최근 몇 달간 겪은 것 중 '최후'에 관한 이미지로 기록될 두 편이기에 하나의 묶음으로 생각해보려 한다. <화장>에는 임권택 감독이 처음으로 시도한 초현실적 환영이 등장한다. 그 덕분에 지극히 정직한 임권택의 화면과 이 실험적인 단편이 내 기억에서 같이 남겨지게 될지도.  












Posted by Alan-Shore :

깃 - 탱고, 우도

2015. 4. 6. 03:06 from Cinema/Short + Cut


-  소연에게 우도는 어머니가 묻힌 곳이다. 탱고는 그녀의 꿈이지만그 꿈에 이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공작새의 깃이 날아왔을 때, 그녀는 그것을 꽂고 비로소 춤춘다. 깃은 그녀의 꿈이며 미래인 탱고의 환유다. 

...

불가능한 사랑을 주술로 꿈꾸는 이 영화는 송일곤의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다. 


허문영 '주술이 빚어낸 멜로, 깃 中'





Posted by Alan-Shore :

춘향뎐

2015. 4. 6. 02:58 from Cinema/Short + Cut





임권택  사실 나는 제일 아까운 게 <춘향뎐>이에요. 판소리가 갖는 <춘향전>의 매력이 참 잘 담겨서 이제까지 만들어진 기왕의 <춘향전>에 비하면 잘 찍혔는데. 너무 흥행이 안된 데에서 오는 아쉬움이 있어요. 제일 아쉬움이 큰 게 <춘향뎐>이에요.


...


정성일  감독님이 떠올리는 연출상의 자랑을 좀 해주세요. 감독님의 마음속의 명장면이랄까...


임권택  그런 자랑이라면 <춘향뎐>이에요. 방자가 춘향이 부르러 가는 대목을 소리에 맞춰서 찍은 장면요. 

 

씨네 21 no.768 '정성일과 허문영, 임권택을 만나다 中'





Posted by Alan-Shore :



영국에서 제작된 단편 애니메이션 <Don't Hug Me I'm Scared> 스리즈는 유아용 외피 속에 괴상한 속내를 지니고 있는 의뭉스러운 작품이다. '내가 지금 뭘 보고 있는거지'로 시작해서 '왜 보고있을까'의 지점 정도에 이르면 어김없이 환각과도 같은 찝찝함을 안겨준다. 사랑스러운 작품들에는 언제나 구간의 패턴이 존재하는 것 같다. 가령 주성치의 캐릭터들이 그만의 기승전결 속에서 딱딱 러닝타임에 맞게 사건이 전복되듯이 말이다. 단순한 사랑스러움에는 그런 것 또한 필요해 보인다. 영국 TV 스리즈를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이상하게 접하게 되는 작품마다 하나같이 제정신이 아니다. 이 애니메이션은 현재 4편까지 업로드 됐다.   




 





 




 











Posted by Alan-Shore :




The Perfect Human, 1967





The Five Obstructions TRAILER, 2003





덴마크 감독 요르겐 레스가 연출한 1967년 작 <완벽한 인간 The Perfect Human>. 라스 폰 트리에는 2003년 작 <다섯 개의 장애물 The Five Obstructions>을 선배 감독인 요르겐 레스와 공동 연출하는 과정에서 그에게 곤란한 제안을 한다. 40여년 전에 연출했던 <완벽한 인간>을 각기 다른 조건 속에서 새롭게 탄생 시킬 것. 영화는 감독의 고민을 따라가며 제약에 반응하는 창작의 과정을 담고 있다. <완벽한 인간>은 가장 좋아하는 단편들 중 하나이기에 올리는 것도 있지만 얼마전 어디선가 주워들은 데이빗 핀처의 조언을 보니 문득 <다섯 개의 장애물>이 떠올라서 함께 기록해 둔다. 물론 라스 폰 트리에의 질문과 데이빗 핀처의 조언이 똑같은 답을 원하는건 아니지만 적어도 영화 창작에 있어 감독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무게를 고민해 볼 수 있는 좋은 기록들인 것 같다. 요즘 한국에는 좋은 영화가 보이지 않는다. 더 심각한건 주목할만한 감독 조차 없다는 사실일테고.   











Posted by Alan-Shore :





















Bruce Conner - BREAKAWAY - Art + Music - MOCAtv

Dennis Hopper has described the experience of seeing Bruce Conner's A MOVIE (1958) like lifting the veil from his eyes, an associative blur of images that would go on to influence the infamous acid trip scene in his film Easy Rider. Years later, Hopper recalls, he and Dean Stockwell held the lights for Conner as he filmed Toni Basil dancing for BREAKAWAY (1966), the short film set to her song of the same name. A rare example of a Bruce Conner musical film containing all original photography, what makes the film unquestionably Conner is his frenetic editing and the evanescence of his subject, a spirit flickering in celluloid. The flashes of figure would reappear in Conner's sculptural photograms such as "Sound of Two Hand Angel" (1974). 

Interviews: Toni Basil, Bruce Jenkins.
Audio: Dennis Hopper Recording Courtesy of UCLA Film & Television Archive.





Posted by Alan-Shore :










3개의 드라마, 도합 60여 편 분량의 회차를 감상하는 동안 충족과 권태의 반복이 이어져왔다. 충분히 훌륭한 이야기꾼이며 세상을 바라보는 예리한 시각 또한 지니고 있지만 모든 것을 배제하고 오직 하나의 주제만으로 20시간 이상의 이야기를 끌어가기엔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너무나 적다. 나는 이 사람의 능력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의 재능을 온전히 담지 못하는 방송 산업의 현재가 불안할 뿐이다. 박경수는 과연 앞으로 나아가게 될까. <펀치>를 완성해 가는 현 시점에서 가장 눈여겨볼 부분은 <황금의 제국>의 다소 위태로보였던 편향적 지지를 극복해가고 있다는 것이며, 그 방식 또한 시류에 맞는 적절한 대처였기에 향후 그의 작품들이 보여줄 변주에 거는 기대가 크다. 내가 그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은 북미,일본 시장의 외양 복제만으로 허기졌었던 내 세상의 오리지널리티를 이야기에 담아냈기 때문이다. 그는 단순한 서사-연출적 흥미만으로 긴장감을 형성한다기 보단 우리가 사는 세상의 이면을 암시하며 현실감각에 대한 서늘한 긴장을 선사한다. 박경수 작가 고유의 서사 전개와 화법은 이 시장에선 꽤나 낯선 형태이며 아직까진 보완해야할 부분들이 많지만 한국사회 어딘가 존재하는 그들만의 밀실 속 탐욕의 대화가 계속 이어지는 한 박경수의 이야기는 계속될것이며 조금씩 스스로를 치료해가는 작가의 행보를 생각하면 나는 이 사람의 진화를 믿고싶다. 배우들의 존중과 관객의 흥분이 존재한다. 더 좋은 환경이 찾아오시길.  





Posted by Alan-Shore :

Kubrick Season

2015. 1. 9. 04:55 from Cinema/Short + Cut





영국에서 만들어진 광고 영상. <샤이닝>의 한정적인 배경을 잘 활용한 아이디어. 이런 식의 광고를 만들 수 있는 감독도 영화도 얼마 없을 것 같긴 하다. 감독의 아우라와 작품의 상징들이 조화롭다. 








Posted by Alan-Sh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