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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풍경을 떠올리게 될 때 가장 먼저 생각날 영화다. 완벽한 작품은 아니지만 내 스스로 생각하던 인간의 정서적 본질을 자연스럽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특별한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이렇게 사적인 영역에서 무엇인가 닿아있다는 느낌이 드는 영화가 끝나가는 순간이 오면 감독이 어떤 음악으로 영화를 닫을지가 궁금해지는 법이다. 엔딩크레딧은 Tindersticks 와 함께 한다. 마지막까지 난 이 영화가 마음에 들었다. 

영화는 결국 감독의 언질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난 화자의 의도는 크게 중요시하지 않는다. 정치적, 사회적 올바름을 기준으로 사고의 여지를 방해하는 일은 내 방식의 감상법이 아니다. 어떤 이야기를 건내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항상 눈여겨 보는 것은 상대의 작은 몸짓과 시선에서 떠올려보는 나의 과거와 가치이다. 외면적으론 거창할 거 없어보이는 관계의 갈구일지라도 스스로를 온전히 순수하게 펼쳐 보일 수 있는 타인을 만나는 일은 쉽지가 않다. 인간이 접촉할 수 있는 관계의 양상은 생각보다 훨씬 폭이 좁다. 

이벤트같은 만남 속에서 진정성 가득 한 스스로의 모습을 입 밖으로 꺼내볼때면 어느순간 서툰 자신의 맨얼굴을 마주하게 된다. 낯설고 어색한 일이지만 정말이지 기분 좋은 순간이다. 어찌그리 외롭고 이 얼마나 힘겨운 인생살이인가. 모두가 자신 스스로를 정화시키는 진실한 순간에 다가가려는 노력으로 서로를 바라보면 좋을 것 같다. 그게 행복해지는 수단의 한가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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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치오 풀치 감독의 <City of the leaving dead>는 몇몇 씬의 박력과 애벌레의 이미지만으로도 오랜 시간 기억 속에 남을 만한 작품이기는 하지만 안개 자욱한 던위치의 분위기를 멋지게 표현해준 사운드트랙이야말로 칭찬받아 마땅하다. 아래 사운드트랙 영상에서 1분 3초 부터 시작되는 부분, 필립 그래스가 'thin blue line' 테마에서 선보였던 바 있는 작품 분위기와 소리의 합, 그 이상적인 만남을 간만에 느껴본 것 같았다. 나는 사실 영화 속 스코어들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굳이 이 음악에 대해 언급한다는 것은 꽤나 예외적인 일이다. 오컬트적이고 단발적으로 폭력적이며 우울함이 지배하는 영화의 공기에는 이 음악이 정말이지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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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ye West - Black Skinhead

2015. 4. 2. 16:34 from Listen



극장을 나서는 순간 영화의 사운드트랙을 감상하는 것만큼 흥분되는 일도 없는 것 같다. 허나 개봉작의 OST 트랙을 언제나 챙겨갈 수는 없을 터. 고양된 기분을 조금이나마 연장시켜줄 비슷한 정서를 떠올려본다. 사실 그럴만한 영화들이 많지는 않다. 그저 그런 작품들은 엔딩 크레딧이 끝나기도 전에 많은 기억들이 희미해진다. 일년에 3,4 번 가량 영화의 끝마침이 억울하기라도 한듯 좋은 감상을 이어가고 싶은 순간이 오면 신중히 음악들을 살펴보게 된다. <위플래쉬> 역시 그런 부류 중 하나였다. 엔딩의 박력은 물론이거니와 홀로 깨닫게 된 영화의 가르침 역시 '소리'와 가까이 닿아 있었기에 그 정서를 음악을 통해 이어가고 싶었다. 사실 나는 영화의 서사적 메시지와 감독의 태도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하며 가치를 고민하는 사람은 아니다. 단지 그 시간 자체를 물리적으로 마주하기 힘든 누군가의 현실이라 스스로 상정하고 경험의 폭을 넓혀주는 하나의 사건으로 응시하는 정도다. 그것이 현실이든 허구든 어깨너머로 살펴보게 되는 누군가의 삶은 언제나 가르침이 있다고 믿고 싶은 내게 하나의 작품이란 해석과 비평의 대상이라기보단 고유의 냄새와 특정한 인상을 전해주는 타인의 일부인 것이다. 이런 태도 하에선 대상을 두어시간 마주하고 뒤돌아서서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한다는 것은 다소 거드름을 피우는 기분도 들기에 그냥 대상의 인상이 전해준 파편에 대해 떠올리며 스스로의 모습을 생각하게 될 뿐이다. 난 <위플래쉬>의 엔딩 크레딧을 듣기만 했다. 영화의 막이 내리고 검은 화면에서 음악이 흘러나올때 곧장 이 영화를 평생 기억하게 되리라 생각했다. '소리의 풍경'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온통 가창자에게 쏠려있던 시선이 연주자의 신중한 움직임에 돌아가기 시작했다. 나는 음악을 들을때면 그들의 역할을 지나치게 장식적이며 기계적인 부품 정도로 여겨왔던 것 같다. 행하지 않는 취미인의 무지다. <위플래쉬> 덕분에 소리의 풍경을 감각하게 되었으며 그 이후로 음악을 들을때면 합의 부분들의 더욱 예민하고 정중해진 스스로를 발견하게 된다. 또한 지나치게 형식화 되었던 음악 감상 태도에도 약간의 신선함이 더해진 요즘이다. 마무리는 이거다. 난 <위플래쉬>를 감상한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줄기차게 'Black Skinhead' 를 들었다. '락'을 소유하고 다니지 않는 내게 드럼이 돌출된 음악은 이것 뿐이었었다. 그 경험 덕분인지 요즘도 이 노래를 들으면 영화의 장면들이 떠오른다. 가사는 너무 동떨어진 느낌이 있기에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instrumental 버전에 영화의 영상을 편집하는 일도 해보고 싶다. 요즘들어 많은 것들을 기억해내지 못하고 있다. 역시 블로그는 필요하다. 음과 이미지가 선명하지만 키워드를 모르겠다. 뻔한 말이지만 정보의 홍수는 상상 이상이다. 무엇이든 잊기 싫다면 기록하자.   


- 방금 유튜브에 들어가 <위플래쉬>의 엔딩씬을 다시 보고 왔다. 역시 칸예의 음악과는 아주 거리가 멀다. 그래도 뭐 어쩌겠는가. 이미 내 기억에는 이 노래와 위플래쉬는 아주 가깝다. 그나저나 위플래쉬를 극장에서 안보는 건 정말이지 손해다. 손해. 

  

 

Kanye West - Black Skinhead 'MV'






Kanye West - Black Skinhead Drum Remix by Troy Wright






Kanye West - Black Skinhead (Instrumental)







Kanye West - Black Skinhead (Live on SNL)



이 영상에 나오는 벤 에플렉은 참 벤 에플렉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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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es Blake - James Blake

2015. 3. 28. 08:28 from Listen




기회만 되면 무작정 자리를 잡고 앉아 아무 곳에서나 책을 보곤 한다. 어수선한 곳들이 많기에 항상 음악을 듣게 되는데 이런 저런 앨범을 다 들어본 결과 연주곡을 제외하고 이만큼 집중에 좋은 음악이 없는 것 같다. 지난 겨울 읽었던 책들과도 어딘가 어울리는 구석이 있다. 교고쿠 나쓰히코 '싫은 소설' 무라카미 류 '토파즈' 에르난 미고야 '모두가 창녀다'. 수상하고 처절하며 난잡한 상상들이 주는 불편함에서 안락함을 느끼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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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얼굴, 1966 - Waltz

2015. 2. 8. 09:11 from Listen









I see your face before me
Yet I no longer recognize you.

Where are you?
The you I knew yesterday.

I saw you in the fog
As if through frosted glass.

You were so near
And yet so far away.

You glistened in the moonlight
As if your skin was made of glass.

You were good to me
And yet you were a stranger.

PSYCHIATRIST: So, have you gotten used to the mask, or has the mask gotten used to you?
MR. OKUYAMA: You are a great doctor, a real expert. You always know where things are heading.
PSYCHIATRIST: Are you drunk?
MR. OKUYAMA: Is that bad?
PSYCHIATRIST: Not in the least.
MR. OKUYAMA: It's easier to observe me, when I've lost all restraint, right?
PSYCHIATRIST: Exactly. [To waitress] Another for me.
MR. OKUYAMA: Is it my true self that's getting drunk or the mask?
PSYCHIATRIST: I'd love to know the answer to that one.
MR. OKUYAMA: How would I know?
PSYCHIATRIST: By the way, we should start thinking about a new name and job for you.
MR. OKUYAMA: Why?
PSYCHIATRIST: It's fine, if you haven't decided yet.
MR. OKUYAMA: Name, work, real life - my bandaged self will suffice for all that.
PSYCHIATRIST: You sure the mask won't mind?
MR. OKUYAMA: The mask's only job is to let me savor the same emotions as normal people.
PSYCHIATRIST: I wouldn't say that. The other day, you had two beers after a shot of morphine, and you were fine. Tonight, a beer and a half, with no drugs, and you are flying. Understand? It's not the beer that's made you drunk. It's the mask.
MR. OKUYAMA: Nonsense. 

Where are you?
The you I knew yester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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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오(Hyukoh) - 위잉위잉

2015. 2. 7. 19:14 from Listen






비틀비틀 걸어가는 나의 다리

오늘도 의미없는 또 하루가 흘러가죠

사랑도 끼리끼리 하는거라 믿는 나는

좀처럼 두근두근 거릴일이 전혀없죠


위잉위잉 하루살이도

처량한 나를 비웃듯이 멀리 날아가죠

비잉비잉 돌아가는

세상도 나를 비웃듯이 계속 꿈틀대죠


Tell me Tell me, Please don’t tell

차라리 듣지 못한 편이 내겐 좋을거야

Tell me Tell me, Please don’t tell

차라리 보지 못한 편이 내겐 좋을거야


ai ai ai ai ai


사람들 북적대는 출근길의 자하철엔

좀처럼 카드찍고 타볼일이 전혀없죠

집에서 뒹굴뒹굴 할 일없어 빈둥대는

내 모습 너무 초라해서 정말 죄송하죠


위잉위잉 하루살이도

처량한 나를 비웃듯이 멀리 날아가죠

비잉비잉 돌아가는

세상도 나를 비웃듯이 계속 꿈틀대죠


쌔앵 쌔앵 칼바람도

상처난 내 마음을 어쩌지는 못할거야

뚜욱 뚜욱 떨어지는

눈물이 언젠가는 이세상을 덮을거야


Tell me Tell me, Please don’t tell

차라리 듣지 못한 편이 내겐 좋을거야

Tell me Tell me, Please don’t tell

차라리 보지 못한 편이 내겐 좋을거야

Tell me Tell me, Please don’t tell

차라리 느껴보지 못한 편이 좋을거야

Tell me Tell me, Please don’t tell

차라리 살아보지 못한 편이 좋을거야


비틀비틀 걸어가는 나의 다리

오늘도 의미없는 또 하루가 흘러가죠

사랑도 끼리끼리 하는거라 믿는 나는

좀처럼 두근두근 거릴일이 전혀없죠


위잉위잉 하루살이도

처량한 나를 비웃듯이 멀리 날아가죠

비잉비잉 돌아가는

세상도 나를 비웃듯이 계속 꿈틀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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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 Mike Eagle - Very Much Money

2015. 2. 7. 19:11 from Lis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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