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풍경을 떠올리게 될 때 가장 먼저 생각날 영화다. 완벽한 작품은 아니지만 내 스스로 생각하던 인간의 정서적 본질을 자연스럽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특별한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이렇게 사적인 영역에서 무엇인가 닿아있다는 느낌이 드는 영화가 끝나가는 순간이 오면 감독이 어떤 음악으로 영화를 닫을지가 궁금해지는 법이다. 엔딩크레딧은 Tindersticks 와 함께 한다. 마지막까지 난 이 영화가 마음에 들었다. 

영화는 결국 감독의 언질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난 화자의 의도는 크게 중요시하지 않는다. 정치적, 사회적 올바름을 기준으로 사고의 여지를 방해하는 일은 내 방식의 감상법이 아니다. 어떤 이야기를 건내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항상 눈여겨 보는 것은 상대의 작은 몸짓과 시선에서 떠올려보는 나의 과거와 가치이다. 외면적으론 거창할 거 없어보이는 관계의 갈구일지라도 스스로를 온전히 순수하게 펼쳐 보일 수 있는 타인을 만나는 일은 쉽지가 않다. 인간이 접촉할 수 있는 관계의 양상은 생각보다 훨씬 폭이 좁다. 

이벤트같은 만남 속에서 진정성 가득 한 스스로의 모습을 입 밖으로 꺼내볼때면 어느순간 서툰 자신의 맨얼굴을 마주하게 된다. 낯설고 어색한 일이지만 정말이지 기분 좋은 순간이다. 어찌그리 외롭고 이 얼마나 힘겨운 인생살이인가. 모두가 자신 스스로를 정화시키는 진실한 순간에 다가가려는 노력으로 서로를 바라보면 좋을 것 같다. 그게 행복해지는 수단의 한가지가 아닐까.  












Posted by Alan-Sh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