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 러프컷

2012. 11. 25. 00:29 from Cinema/Connection



요즘은 영화에 관한 글들을 잘 읽진 않지만 몇 해 전만해도 꽤나 착실하게 주간지의 비평을 찾아보던 사람이었다. 지금보다 매체도 더 많았고 그만큼의 선택의 폭도 넓었던 시절, 난 영화를 이야기하는 글쟁이들 중에서도 김영진의 비평이 가장 멋지게 느껴졌었다. 깔끔한 문장과 줏대있는 시선이 부러웠다. 지금은 사라져버린 '필름 2.0'의 말미 코너 <러프컷>에 큰 동경을 느꼈고 이 글들을 다 읽으면 나 역시 이처럼 멀끔한 글을 쓸 수 있게되지 않을까 ... 라는 말도 안되는 환상을 품곤 매주 그의 글들을 정독 했었다. 허나 항시 자신들이 다루던 영화의 모습과도 같이 '필름 2.0'은 어느날 홀현히 사라져 버렸다. 잡지가 사라지면서 그간의 칼럼과 기사를 보관해오던 웹페이지도 사라지게 되었다. 이상한 의무감이 들었다. 말도 안되는 책무를 껴안고 제 목숨을 내던져가며 이름모를 공주의 목숨을 위해 무작정 모험길에 오르던 어느 동화 속 멍청한 왕자들 마냥 대한민국 웹페이지에 산재해 있는 <러프컷>의 조각들을 모두 모아야만 한다는 다짐을 하게됐었다. 105개의 칼럼과 2개의 인터뷰. 총 107 개의 포스팅으로 꾸며진 김영진의 <러프컷> 블로그는 그렇게 완성됐고, 글들을 한 곳에 모은지 거진 2년의 시간이 지나서야 새삼 기억이 떠올라 이렇게 링크를 걸어본다. 워낙 오래전 일이라 저 블로그를 개설한 아이디 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어차피 저기서 멈춰짐이 숙명과도 같은 모음집에 불과하니 아이디를 기억해낼 필요도 없겠지. 김영진의 글. <러프컷>.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찬찬히 살펴보도록 해보자.  


Rough cut         






Posted by Alan-Sh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