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된 하루. 일상에 들어온 음악. 평소 플래쉬몹 영상을 즐겨 찾는 편이에요. 소리로 싹 틔운 찰나의 반짝거림이라는 음악의 숙명을 가장 다정히 보완해주는 형식이 아닐까 싶어, 그 둘의 동거는 언제나 보기 좋은것 같거든요. 음악은 더없이 반짝여지고 참여자와 목격자는 그에 추억을 빚지고... 이리도 맑은 순간들 중에서 제가 유독 더 좋아하는 이야기가 있어 올려봐요. 마드리드의 한 실업자 상담소에 음악이 내려요. 비틀즈의 'Here Comes the Sun'이 울려퍼지고 그 대단할것 없는 몇분의 순간은 누군가의 다소 컴컴한 하루를 조금은 더 밝게 만들어 줘요. 적어도 저의 경우는 그랬으니깐요.
혼자 듣는 음악, 챙겨 듣는 음악도 좋지만 나도 몰래 성큼 다가와버린 소리와의 만남은 참으로 기적같은 것이에요. 일분일초 시간을 죽여가며 무심히 걷던 일상의 공간에서 거리의 악사라도 마주치게 되는 날이면 새삼 음악의 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요. 부르는 이와 귀를 기울이는 이 주변으로 옹기종기 따스한 기운이 차오를 때 형성되는, 대책없는 긍정과 행복. 정말이지 우연한 인연으로 만나게 된 이 영상의 경우도 앞서 기억한 현실의 그것과도 크게 다르지 않은것 같아 더더욱 좋더라고요.
어쩌면 상당수의 사람들은 이 행위에 대해 지나친 생색내기가 아니냐며 언짢음을 표하실 수도 있어요. 다른 누군가는 카메라가 응시하는 범위와 대상을 담는 방식을 논하며 작위적 감동이라 지적할 수도 있을테죠. 요즘들어, 그러니 나이를 하나씩 챙겨갈 수록 그런 생각이 들어요.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로 스스로의 감정을 힐난하고 사회적 현실의 고단함을 인생살이의 절대가치로 우선시하는 주변 사람들이 참 많은것 같아요. 어쩌면 꽤 중요할 수도 있는 이야기와 경험들을, 차가운 표정으로 무시하는 사람들도 많은것 같아요. 자신의 감상을 기준으로 타인을 평가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냉정한 일반화로 작고 소중한 가치들을 경시하는 태도에서 조금은 억울한 마음도 들 때가 있어요. 결국 굳어진 마음은 이런것 같아요. 그냥 나와 비슷한 욕심과 같은 무게의 눈물을 흘려온 사람들과 사이좋게 좋은 것들 나누며 살고싶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상을 감사한 마음으로 끝마쳐줄 누군가가 이 곳에도 많았으면 하네요. 가족과 몇몇 지인을 제한다면 정말이지 현실에선 감정을 공유하고픈 이들이 점점 사라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