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샤 바론 코헨-래리 찰스 콤비의 환상적인 조화를 열렬히 지지하는 입장에서, <독재자>들은 그저 시시한 상심에 지나지 않았다. 믿기 어려울 정도의 평이한 발상과 유치한 연출방식에 다소 의아함이 들긴 했지만 그렇다고해서 호의를 철회할만한 태만이 느껴진건 아니니 그들의 창작활동에 희극의 미래를 걸고픈 믿음엔 변함이 없다. 고작 세 편째다. 어차피 한번쯤 겪어야 했던 정체라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앞선 두편의 걸출한 코미디의 컨텐츠 속에는, 단발성 아이디어와 작가적 창의성에 의존한 시스템적 코미디물이 따라갈 수없는 예외성이 존재했었다. <보랏>과 <브루노>의 기막힌 감각들을 이벤트라 별칭하며, 다시금 시작하는 마음으로 그들에게 새로운 미래를 묻고싶을 뿐이다. 다른 매체에서 탄생시킨 캐릭터성을 차용해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작품들, 그들과 단순 비교를 하기엔 <독재자>의 부담감이 애처롭다. <보랏>과 <브루노>를 통해서 이전엔 미처 발견해지 못했던 희극적 감각을 자극하며 화려하게 등장한 그들, 존재감을 알리는 데에 완벽한 성공을 거둬냈지만 그 과정에서 소진된 형식과 소재를 어떤 방식으로 대체해낼지, 지금 부터가 진짜 이야기의 시작이다. 현재 상업영화에 불고 있는 경계적 연출방식의 희극적 답안을 어떤 방식으로 연장할 수 있을지 너무도 궁금하다. 이들의 사랑스런 난장을 끝까지 따라가고 싶다. 현재 지구상에서 스크린 밖에서도 자신의 캐릭터성을 연장시킬 수 있는 배우는 그가 유일하다. 배우 그 자체만으로 작품 전체를 상징할 수 있는 희극인은 사샤 바론 코헨 뿐이다. 우연한 타이밍에 기생하는 반짝거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장르와 방식, 모든것의 중점에서 웃음의 미래를 꿈꾸게 해준다. 10년 텀의 장르적 싸이클을 한두번쯤 씹어먹을 만한 상징적인 물건이라 믿고싶다. 영화 시장에서 코미디는 점점 죽어가고 있다. TV 의 상상력에 침몰되며 점점 단순화되고 있다. 난 사샤 바론 코헨에게 짜릿한 역전극을 부탁하고 싶다.